이 책은 가볍다. 40가지 주제에 맞춰서 무겁지 않고 현대와 조선을 연결 짓는 역사 속 테마를 엮어내는 솜씨와 기자 특유의 다양한 발품을 판 역사적 사료들로 독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빼앗는다. 팟캐스트와 블로그도 개설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경향신문 이기환 기자는 “역사는 중고교 시절 암기과목? 대중의 눈높이에서 알려 준다”라고 팟캐스트 상단에 달았다.
책장을 펼치면 첫 장에 조선판 세월호와 태종의 사과가 나온다. 인조시대의 해안 참사, 광해군 시대의 무리한 출항 참사 등 현대와 같은 과적이 사고의 원인이었다든지 해석이 놀랍다. 역사를 연대순으로 기술한 것이 아니라 테마에 맞게 사건을 적재적소에 꺼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다.
역사 속을 누비며 저자가 풀어낸 4부 40꼭지에는 조선판 세월호 사건부터 침실에 재해대책본부를 설치한 정조, 사초 폐기 사건, 조선의 인사검증 시스템, 군대 면제 문제 등 현대와 연관된 무궁무진한 역사적 팩트로 가득하다. 또 임금이면서도 임금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정종, 만고의 성군으로 추앙받지만 능지처참이라는 혹독한 형벌을 남발했던 세종, 연산군보다 더 악질적으로 역사를 왜곡하려 했던 태조와 영조 등 우리 머릿속에 각인되었던 왕들의 전혀 다른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임금의 주치의였던 ‘대장금’, 이색의 굴욕과 이순신 가문의 중국어 교육법 등 흥미로운 주제가 가득하다. 조선시대에도 중국어가 현대의 영어 교육만큼 중요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현대인의 상식으로 대화가 통하는 데 필요한 테마 역사 지식을 한 차원 높이는 데 필요한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 출판사 리뷰
조선이라는 거울로 들여다본 우리 시대 이야기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한다.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거울이 기에, 현재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과거를 배워야 한다는 얘기다. 이것은 “역사 는 흘러간 퇴물일 뿐이니 신경 쓸 필요가 없다.”라는 역사 무용론에 대한 명쾌한 대답이리라.
필자가 풀어낸 40꼭지에는 조선판 세월호 사건부터, 침실에 재해대책본부를 설치 한 정조, 사초폐기 사건, 조선의 인사검증 시스템, 군대 면제 문제 등등 우리 시대 와 연관된 무궁무진한 역사의 팩트로 가득하다. 또 임금이면서도 임금 대접을 제 대로 받지 못했던 정종, 만고의 성군이라면서 능지처참이라는 혹독한 형벌을 남발했던 세종, 연산군보다 더 악질적으로 역사를 왜곡하려 했던 태조와 영조, 인현 왕후와 장희빈 등 두 여인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한 못된 남자 숙종, 지독한 골초로 조선을 흡연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정조까지 모두가 기존에 알려진 이미지와는 너무도 달라 놀랍기만 하다.
천하의 폭군이라는 연산군마저 “임금이 두려워하는 것은 역사뿐”이라고 했다. 새삼 기록의 위대함을 느낀다. 조선시대의 수많은 계층,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수많은 사건들을 만나면서, 필자는 우리를 옛 사람들의 이야기에, 발자취에, 흔적에 흠 뻑 빠지도록 이끈다.
■ 저자 소개
저자 _ 이기환
서울 종로구 청운동에서 태어나 중동고와 성균관대를 거쳐 1986년에 《경향신문》 수습 26기로 입사했다. 각양각색의 부서를 거친 뒤 기자생활 15년을 넘기면서부터 문화부에서 문화유산을 담당했다. 회사의 음덕으로 비무장지대 일원을 1년간 답사하는 기회를 얻었고, 중국과 러시아의 평원을 장기간 탐사하는 귀한 경험을 쌓았다. 한양대 대학원에서 ‘비무장지대 문화유산’을 주제로 석사논문을 썼다. 지금 사회에디터의 직책을 맡고 있는 와중에도 역사칼럼을 열심히 쓰고 있다.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라는 팟캐스트와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필자의 관심은 한 가지다. 중고교시절 암기과목에 불과했던 역사와 고고학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알려주고 싶은 열망뿐이다. 지금도 열심히 관련문헌과 논문 및 서적을 들춰보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저작물로는 《분단의 섬 민통선》, 《성산 장기려》, 《아버지의 얼굴》, 《우리 큰형 이야기》, 《끝없는 도전》 등이 있고, 공저로 《코리안루트를 찾아서》, 《한국사 기행》, 《한국사미스터리》가 있다. 2013년에는 정전 60주년을 맞아 경기도가 펴낸 국·영문판 DMZ 안내서인 《DMZ가 내게 말을 걸다(Whispers of the DMZ)》에 필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