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 일을 그만 두고 다른 일을 알아 봐야겠지?’ 그러던 것이 벌써 16년차가 되었다. 유독 야근이 많고 바쁘게 돌아가는 IT 업종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며 왕성한 호기심과 도전하길 좋아하는 성격 탓에 ‘열정녀’라는 말을 들으며 수도 없이 도전하며 나자빠지고 다시 도전하곤 했다. 이런 열정의 날들은 자본주의 마인드를 업그레이드 시켜주었다. 거북목과 골반의 뒤틀림과 함께.
결국 몸이 파김치처럼 흐물거리고 언제부터인가 일에 허덕이며 회사 생활에 멱살 잡혀 끌려가고 있었고, 몸과 더불어 마음도 지치고 일상은 일그러져만 갔다. 좌절하는 날이 많았고, 어른이라는 타이틀이 버거웠고 행복하지 않았다. 노는 데도 체력이 필요하듯 무언가를 시도할 때 열정만으로는, 마음만으로는 되지 않음을, 마음 같지 않은 저질 체력은 늘 먼저 급방전되어 체력의 한계를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다.
∎타고나길 쫄보에, 새다리, 저질체력인 저자는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한 세상과 관계의 문제에 지쳐서 숨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삶을 의연하게 마주할 처방전이 절실히 필요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찾은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처방전은 바로, 운동이었다. 그것은 어쩌면 생존을 위한 운동(#생존운동)이었다.
수영, 자전거, 스노보드, 스트레칭, 달리기, 요가, 플랭크 등의 온갖 홈트와 생존운동을 섭렵하며 체력을 회복해가자 일상에서 몸과 마음이 정화되고 즐거워지는 ‘굉장한’ 효과를 맛보았다. 체력이 좋아지고 컨디션이 회복되니 몸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마음의 자신감마저 회복되어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과 몸의 근육이 달라붙었다. 이 처방은 저자의 수없는 임상 실험을 거친 것이니 속는 셈치고 믿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겠지만 저자가 운동을 권하는 첫 번째 이유는 ‘운동은 정직하다’는 것이다. 저마다의 일상을 살아내고 있지만, 변덕스럽고 복잡하고 냉혹한 세상은 그만큼 보상해 주지 않는 것은 이미 잘 알고 있다. 살아온 날과 앞으로의 인생에도 여러 날 내 마음 같지 않을 것이며, 강풍이 나만 비껴가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강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과 몸의 근육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몸과 마음이 지쳐 온몸이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리거나 마음이 도통 말을 듣지 않을 때 일단 일어나서 움직여 막춤이라도 춰보자.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은 물론 온전히 내 몸에 집중하며 나를 관찰하고 달래는 과정 속에서 몸과 마음의 균형이 잡히고 비로소 나만의 방향과 속도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이자, 생존운동이 절실한 이유이다.
일러스트 작가로도 활동하는 저자가 직접 그린 부드럽고 유연한 색감으로 편안한 감성을 주는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보는 즐거움은 이 책의 특별 부록이다.
■ 책 속으로
무언가를 시도하고 실행해 가기 위해서 열정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그에 따른 체력이 필수인데, 대체적으로 내 몸은 마음을 따라가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날이 많았다. 열정을 담은 마음으로 시작한 도전들은 체력이 급방전되면서 쉽게 포기하고 싶은 마음으로 채워지기 일쑤였다. 노는 것은 자신이 있는 나이지만, 잘 알다시피 노는 데도 체력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에 나는 내 체력의 부실함에 약이 올랐다.
내가 운동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운동은 참 정직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 애를 쓰며 살아가고 있지만, 세상이 늘 그만큼을 보상해 주지 않는다. 어느 정도 감안을 하고 매번 정확한 보상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할지라도 결국에는 실망하고 좌절하곤 한다. 내 인생에서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꼬박꼬박 정직하게 마일리지로 쌓아 주는 경우가 어디 찾기 쉬운가.
- 프롤로그 중에서
머리, 마음, 몸은 함께 맞물려 작동합니다. 하나가 오작동하기 시작하면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생각에 따라 마음이 변하고 마음이 움직이면 몸이 움직입니다. 반대로 몸에서 마음, 머리로도 이동하겠지요. 마음이 지치면 몸이 지치고 머리도 혼란스러워집니다.
- “머리보다 몸을 움직여야 하는 날이 있다” 중에서
가는 길이 역풍이면 돌아오는 길은 순풍입니다. 집에 돌아가는 내내 바람은 보송한 손으로 등을 슬쩍 밀어줍니다. 힘을 빼고 그저 바람이 밀어주는 대로 페달을 가볍게 밟아주다 보면 머릿속을 가득 채운 근심 걱정에서 벗어나 행복감에 휩싸입니다. 역풍을 맞으며 용을 쓰며 갔던 길에서 놓친 초록 잎들도 눈에 담고, 맑은 바람을 피부로 느끼며, 콧구멍으로 간지럽게 들어오는 봄 냄새에 취해 돌아옵니다.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금방 돌아옵니다.
- “강풍에 맞서는 방법” 중에서
사회생활을 꾸준히 하려면 몸을 단련하고 마음을 단단히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지속시켜 주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피로를 적절히 풀어주며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피로가 누적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 무기력해지기 때문입니다. 몸이 고단하면 짜증이 늘어만 가요. 피로의 누적은 면역력 저하를 부르게 되고 각종 질병이 따라오죠. 그리고 누적된 피로를 푸는 것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하나씩 다시 점검하고 바로 잡아 가야 합니다.
오늘부터라도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멱살 잡혀 삶을 살아가는 여러분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좀비처럼 살아가는 것은 일상을 하나 둘씩 잠식시킵니다. 스스로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당장 일어나서 아니 엎드려서라도 몸을 한 번 쭉 늘려줍니다. 바로 뒤집어서 몸을 쭉 늘려줍니다. 그래야 내일이 좀 더 상큼해집니다.
- “내 영혼의 다크서클” 중에서
힘을 빼고 천천히 물에 몸을 맡겨 봅니다. 물을 이기려 하지 말고 물의 도움으로 잘 흘러가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몸이 한결 편안 해지고 호흡도 쉬워집니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호흡도 더 가빠지고 호흡할 타이밍을 놓치면 나 살려라 수영이 다시 시작되는 겁니다. 물에 몸을 가볍게 띄우고 물과 함께 흘러가야만 비로소 편안하게 수영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적당한 힘만으로도 몸이 수월하게 나아가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영인들은 그것을 보고 물을 탄다고 말합니다. 배를 타고 물 위에 떠가듯이 물을 타면서 수영을 하는 겁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통 알 수가 없습니다. 끊임없이 연습하고 반복합니다. 그러면 반드시 물을 타는 경험을 하게 되고 ‘할렐루야’ 하고 외치는 날이 옵니다.
앞으로도 좋은 날, 나쁜 날이 번갈아 가며 올 거예요. 계획한 대로만 흐르지 않을 겁니다. 상황에 맞춰 경로를 변경하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마음 같지 않다고 나에게 닥친 문제에 대해서 너무 강하게 저항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쓸데없는 고집을 피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지, 내가 나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닌지 가끔씩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생도 수영처럼 물을 타듯이 몸을 맡기고 흐르면 수월해집니다.
- “물 흐르듯이 산다는 것” 중에서
인생은 만만하지도 쉽지도 않아요. 그럼에도 우리가 해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다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일과 해야만 하는 일이 있는데, 전자는 패스해도 괜찮지만 후자인 경우 숨어 버린다면 곤란합니다.
그렇다면 ‘하고 싶은 일’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자자, 그러지 말고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가다듬기로 해요. 해야만 하는 일 앞에서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울며 겨자 먹기로 강제 입수(?) 당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고 뛰게 되는 일도 생길 거예요. 무엇을 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한 채 말입니다. 하지만 일단 억지로 뛰어드는 것만으로도 반은 성공한 셈입니다. 이젠 방향만 정확하게 인지하고 계속 나아가면서 더 노련한 방법을 찾아내고 매끄럽게 다듬으면 될 테니까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 중에서
“아침에 알람 몇 번 맞추고 일어나?”
“못 일어날까 봐 여러 번 맞춰 두고 몇 십 분이 지나서야 일어납니다.”
“그래 다들 그러지. 그냥 일어나.”
“네?”
“알람 울리면 그냥 한 번에 일어나라고. 울리면 일단 끄면서 생각을 하잖아. 일어나기 싫고, 출근하기 귀찮고 좀 더 자고 싶고, 이러 다가 또 다시 눕고 그러잖아. 그냥 생각하지 말고 일어나라고.”
“아, 생각을 하지 말고……. 네.
“잘 하려고도 하지 말고 열심히 하려고도 하지 마. 그러니까 힘들어지는 거야. 흐르는 대로 그냥 살아.”
- “열심히 말고, 그냥” 중에서
또 하루가 시작됩니다. 회사에 가고 치이고 구르고 도를 닦고 이단 옆차기까지 하고 나면 퇴근 시간입니다. 또 다시 운동센터로 가고 있습니다. 주말의 하루 정도는 운동을 하는 데 시간을 보내고 좋아하는 카페를 찾거나 야외에 가서 초록색 잎을 보려고 합니다. 비슷한 일상이 무한 반복됩니다. 오늘도 나는 나를 흔드는 크고 작은 시련들 앞에서 나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 운동을 중요한 하나의 의식처럼 행하며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일을 하고 밥을 먹고 밥 먹듯이 당연하게 운동을 하며, 마치 나를 단단히 해 주는 주문이라도 외는 듯이 운동이 라는 습관을 일상 한 켠에 슬쩍 밀어 넣어 봅니다.
- “일상이라는 루틴” 중에서
물속에서는 좀 더 유연해지고 말랑해집니다. 마치 돌고래라도 된 듯 돌핀 킥을 차고 나가며 물을 갈라봅니다. 수영을 시작합니다.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입니다. 물속에서처럼 삶이 조금 더 유연하다면 좋겠습니다. 살다 보면 세상이 마음 같지 않다는 것을 쉽게 느낍니다. 하나의 일이 풀려간다 싶을 즈음에 또 다른 일이 폭탄처럼 떨어지기도 합니다. 때로는 좋지 않은 일이 연이어 나에게 달려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야 합니다. 호흡에 신경을 쓰면서 팔을 뻗고 발을 차고 물을 가르면서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도착해 있습니다. 이렇게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묵묵히 수행해 갑시다. 결국은 도착하게 됩니다.
- “돌고래처럼 유연하게” 중에서
인생은 단거리 마라톤처럼 짧지도 않은데 우리는 그렇게 금방 뛰어가려고 합니다. 그 긴 시간을 내내 뛰기만 한다면 얼마나 숨이 찰까요? 가야 하는 곳은 저기 멀리 있어요. 아득해요. 보이지도 않는 끝없는 길을 내내 뛰어만 가다가는 탈진을 할 겁니다. 그러니 지칠 때까지 달리지 말고 매사에 템포를 맞추며 적절히 쉬어가면 좋겠습니다. 전력 질주만 하다 보면 방향도 인지하지 못한 채로 내내 지친 상태로 삶에 끌려가기도 하게 되니까요.
- “나만의 방향과 속도를 찾아” 중에서
■ 출판사 서평
◆ Episode 1 생존운동으로 체력 단련을 하며
피로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피로를 친구처럼 달고 다니곤 합니다. 마음과 몸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내 안의 에너지가 한계에 도달했고 방전 직전인 경우가 많습니다. 머리, 마음, 몸은 함께 맞물려 작동하기에 어느 하나가 오작동하면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마음이 지치면 몸도 지치고 머리까지도 혼란스러워지지요. 반대로 몸의 컨디션이 좋으면 마음과 머리도 상쾌해집니다. “생각이 막히고 몸이 처지고 마음이 말을 듣지 않는 날에는 더욱 몸을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운동으로 체력이 다져져 몸의 컨디션을 회복하면 마음의 에너지도 자동 충전이 됩니다. 그러기에 이 운동은 ‘생존운동’이라 부릅니다. 내 몸과 마음이 말랑하고 시원하도록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시작해 보세요.
◆ Episode 2 몸과 마음이 단단해지고
“퇴근 후 운동 1시간!”까지의 길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일거예요. 어쩌면 30분 스트레칭도 어려울 수 있어요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한 체력은 ‘오늘 5분 스트레칭’부터 시작입니다. 저마다 운동의 이유와 목적은 다를 수 있지만 운동은 확실히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줍니다. 소소한 운동이라도 꾸준히 하다보면 작은 근육들이 붙어서 어느 덧 내 몸은 단단해져 있을 거예요. “몸이 먼저 움직이면 마음이 움직이는 신기한 경험”도 하게 될 겁니다. 몸이 움직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의식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운동을 하루 일상에 “습관”으로 만들면 됩니다. 반복된 움직임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나의 의지보다 큰 힘을 발휘하여 내 인생의 방향까지도 바꾸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내 마음의 근육도 어떤 강풍이 몰려와도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해져 있을 것입니다.
◆ Episode 3 조금씩 나를 찾아가며
분명 시작은 ‘작은 일’이였는데, ‘내가 이런 일로 무너지는 것일까?’ 하는 때가 있습니다. 작은 것이 모이면 덩치가 커집니다. 이럴 때는 무너지는 마음을 더 다독여 바로 세워주어야 합니다. 몸이 무너지면 마음이 무너지는 것도 순식간이기 때문입니다. 단단한 마음과 몸은 한 순간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습관처럼 운동이 일상에 붙을 때 의식처럼 자연스럽게 나의 일상이 될 때, 체력 단련으로 내 몸과 마음에 소소한 근육이 자리 잡을 때 비로소 나에 대한 믿음, 자신감, 용기가 생깁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저력이 생깁니다. 새로운 도전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도전은 다른 경험으로 가는 길들을 열어주기에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믿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겁니다. 누구에게 이해를 받거나 구하기보다 그저 내가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면 됩니다.
◆ Episode 4 비로소 나만의 방향과 속도를 찾아
삶이 좀 더 유연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살다 보면 세상이 마음 같지 않다는 것을 쉽게 느낍니다. 나보다 남의 시선을 의식할 때 애매한 기준으로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내 몸에 맞는 옷은 내가 가장 잘 알 듯, 나에게 맞는 길은 나의 상황과 상태에 맞게 취하는 게 답입니다. 운동으로 몸과 마음에 잡힌 균형감과 유연성을 내 삶속에도 발휘해 보세요. 너무 힘을 주지도 힘을 빼지도, 너무 서두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도록, 내 몸과 마음이 엇박자가 나지 않도록 그저 힘을 빼고 흐름에 몸을 맡기고 천천히 호흡을 고를 때, 한결 수월하게 흘러가는 것을 알게 됩니다. 비로소 나만의 방향과 속도를 찾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