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의 각종 고민을 덜어주고 안전한 임신과 출산을 위해 앞장서는 대부분의 기관과 전문가들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다.
“임신과 출산” 이 단어와 함께 인생 2막으로 들어서며 맞게 되는 아름답고 행복하고 숭고한 정서. 하지만 그 정서가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일까?
우리 인생사 대부분의 경우에 해당되는 거지만 자연스럽다, 당연하다 생각하는 흔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때로 반란군처럼 다가와 인생 자체를 당혹과 두려움으로 물들이는 경우도 존재한다. 새로운 생명 탄생의 과정에서도 출산과 관련된 사고는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이 사안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 걸까? 그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난 후에 곰곰이 생각해보면, 어떤 하나의 사안도 어느 한 사람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너무 엄청난 무게를 지니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현재 다음웹툰에서 연재 중인 <열무와 알타리>는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열무와 알타리>는 장애가 있는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한 작가의 실제 일상을 다루고 있다. 귀여운 그림체로 웹툰 섹션 중 코믹과 일상, 가족으로 분류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엄마와 아빠 ‘소소’와 ‘토토’, 일란성 쌍둥이 두 자녀 ‘열무’와 ‘알타리’, 이렇게 네 명의 가족이다.
소소와 토토는 결혼 후 일란성 쌍둥이를 임신한다. 누구나 꿈꾸는 드라마같이 아름다운 가족을 상상하고 있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소소는 스스로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어떻게든 정상적으로 출산하고자 버티고 버티지만 쌍둥이의 특성상 한 아이를 위해 약을 쓰면 나머지 아이까지 영향을 받아 쉽게 증상을 완화시키기 어려운 상황이 되어버리고 만다. 결국 소소는 일찍 아기를 세상에 내보내게 된다.
그리고 힘겹게 가족이 된 이들에게 열무의 뇌성마비 진단이라는 또 한 번의 시련이 다가온다.
소소는 이야기한다.
“제가 정말 너무 힘들 때, 그 어떤 위로나 말도 들리지 않았어요. 아마 지금도 그렇게 힘든 분들이 계실 텐데요. 제가 감히 말씀드리면, 시간은 흐르더라고요. 절대로 가지 않을 것 같은 그 힘듦도 결국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든 정리돼요. 상황이 정리되거나 혹은 나 스스로가 단단해져 그 모든 일을 받아들이게 되거나……. 그런 일들이 생겼을 때 가장 미워지고, 가장 원망하게 되고, 결국 학대하게 되는 건 나 자신이더라고요. 하지만 그래선 안 돼요. 우리에게 생긴 그 일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니에요.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자책하지 마시고 소중한 당신을 잘 보살펴주셨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아픈 일상을 웹툰으로 그려낸 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가치는 충분하다!
“장애 아이의 삶, 왜 아무도 안 알려주죠?”
이 작품의 댓글은 대부분 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는 장애아 부모들이 썼다. 깊은 공감이 느껴지는 것도 바로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엄마이자 필자인 유영 작가의 진솔한 이야기는 완벽한 진정성을 무기로 우리네 마음에 감동이라는 선물을 장착시킨다.
연재되고 있는 웹툰을 책으로 펴내며 작가는 새로이 에세이를 곁들였다.
흡사 작가 자신을 그려놓은 듯한 귀엽고 발랄한 그림체와 조금은 다른 세상에서 겪는 힘든 일상이 잔잔한 감동으로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자신의 아픈 일상을 웹툰으로 그려낸 것만으로도 이 작품의 가치는 충분하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온다.
“가치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 너무 늦은 경우는 없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시작하는 데 있어 시간제한은 없다. 너는 변화하거나 그 자리에 머물 수 있다. 규칙이란 없으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 머금고 응원의 박수를 치게 되는 공감 위로형 웹툰 <열무와 알타리>와 함께 모두들 각자 있는 그 자리에서 오늘도 진한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