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학봉 사진의 주제에는 항상 인간의 삶이 들어있다. 지리적·문화적 특성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과 환경은 다르지만, 인류라는 동질성이 이들을 하나로 연결해 끊임없이 작가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번 사진집은 몇 년 전부터 작업해왔고 전시도 했던 대표작들을 모은 것이다. 몽골, 미얀마,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의 모습과 그곳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준다. 동시에 인간 내면 깊숙이 있는 본성과 현실을 왜곡하고 부정하는 인간의 마음을 표현한 작품도 담았다. 드넓은 자연과 소박하지만 전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감탄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들을 보며 분노하는 작가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모순적인 면을 탐구하고 그런 모습을 탄탄히 기획하고 시각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출판사 리뷰
인간의 내면을 분석하고 보여주다.
다큐멘터리 작가로서 사실적인 모습도 담지만 인간을 탐구하는 작가로 자신의 철학을 담은 기획된 사진도 찍는다. 이번 사진집 첫 장은 인간 본성을 <깃발>, <숭배>, <자유> 세 가지주제로 나눴다.
<깃발>에서 사람들은 깃발을 든 리더만 뒤따르며 아무것도 없는 벌판을 걸어간다. 개성과 책임감을 상실한 채 쉽고 편안하게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는 본성을 나타낸 것이다. <숭배>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들의 로고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그것을 마치 과거의 신전처럼 보이게 했다. 이것을 통해 맹목적인 강한 힘을 숭배하는 것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라고 말한다. <자유>에는 새장 속의 새가 등장한다. 우리가 돈, 권력, 지위 같은 것들에 집착하며, 이것들을 얻기 위해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스스로 제한해 버리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태국 수코타이 역사공원에서 ‘낭파’라고 하는 천사가 현재 남아있는 유적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구성한 작품도 있다. 고대의 유물을 발견하기 힘든 곳에서 과거의 영광을 돌아보는 낭파는 역사적인 장소에 신비로움을 더한다.
철, 플라스틱, 유리, 콘크리트 등 삭막하고 차가운 소재로 포장된 것을 깔끔한 자연의 이미지로 왜곡해서 보는 시선을 표현한 작품들도 담겼다. 여러 플라스틱 필름을 붙이고 자르고 인공적인 색감으로 다시 채색했는데, 비록 초라하더라도 우리의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건 무엇을 표현한 것일까?’라는 물음을 가지고 자신만의 해석을 먼저 해본 후 작가의 의도도 읽어본다면 작품을 좀 더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흐릿해지는 전통과 문화를 담다
대초원부터 사막까지 다양한 환경이 펼쳐진 몽골에서도 편리성과 효율을 추구하며 한국식 아파트가 많아지고 있다. 어딜 가든 비슷한 환경을 만나는 현대인을 관광객으로 끌어들이려 정부가 주도적으로 소수민족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몽골의 유목민은 언제든 떠날 수 있게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살아가고, 고산지대에 살고 있는 여러 소수민족은 그들만의 종교와 문화를 지키며 약 1,000m 이상의 고산에 농사를 지으며 살아간다. 권학봉 작가는 이들의 전통과 삶이 세계화의 바람에 물들어 희미해지기 전에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기록하려 했다. 비록 자극적이거나 흥미로운 모습이 아니더라도 그들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한 컷씩 소중히 렌즈에 담았다.
부당함을 고발하다
최소 3대 이상 살아서 미얀마를 고향으로 생각하는 로힝야 난민들을 방글라데시로 돌아가라고 하는 미얀마 정부의 폭력적인 행태를 고발한다. 하지만 사진 속에 이들은 어둡고 무기력한 난민의 이미지가 아니라 난민촌 안에서도 고단하지만 일상생활을 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모습이다.
인도 북동부의 최대 노천 탄광 지역 자리아, 이곳에서 영국식민지 시대부터 시작된 광산개발의 영향으로 삶의 터전을 잃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도 담겼다. 이들은 노천 탄광에 숨어들어 석탄 덩어리를 훔치거나 폐석장에 버려진 돌무더기 속에서 석탄을 찾아내는 방법으로 석탄을 모은 후 유독가스를 맡아가며 가공하여 판다. 그리고 약간의 돈을 받아 하루를 버티는데 생계를 꾸리기 위해 행하는 일이 이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권학봉 작가는 정부든 자본이든 거대한 권력이 소수를 위협하는 상황을 선명한 사진으로 비판하고 우리에게 알린다.
목차
01 ABOUTME
02 ABOUT Human Nature
03 MONGOLIA
04 NANGFHA look back on kingdom again
05 The story of Rohingya refugee
06 Denial scenery
07 Face on the Mountain
08 Cost of life in Jharia
저자
저자 권학봉
10년 넘게 중국과 동남아 일대 소수민족을 촬영해온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이자 알라미/게티이미지 기고 사진가다. 국내외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사진 커뮤니티 사이트 ‘스트로비스트 코리아’와 유튜브 채널 ‘Hakbong Kwon’을 운영하면서 사진작가로서의 경험과 지식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중이다.
현재 태국에 거주하며 촬영은 물론 집필 및 다양한 기고 활동을 통해 작품을 더욱 활발하게 선보이고 있다. 사진 분야에서 끊임없이 도전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시각과 방법을 발견하려 노력한다.
약력_
2006 한화종합화학 디자인센터 그래픽디자이너
2010 ALAMY 기고 사진가 (영국)
2011 GETTY IMAGES 기고 사진가 (미국)
2012 SNOWDEN PHOTO CONTEST CHOICE AWARD (호주)
2014 카페마다가스카르(꿈팩토리+한겨레신문 공모) 권학봉 개인전 ‘유목의 사람들’
2014 온빛다큐멘터리 온빛상 11인 선정
2015 아트 스페이스 너트 ‘대한민국에서 대학생으로 산다는 건’
2016 수원국제사진축제, 개인전 참가 ‘산 위의 사람들’, 수원아트센터
2016 다큐멘터리 사진가 초대전 ‘산 위의 사람들’, 여미 갤러리
2017 수원국제사진축제, 개인전 참가 ‘낭파, 왕국 다시 돌아보기’, 수원 빛노을 갤러리
2017 갤러리 초와이 초대전, ‘태국의 색(COLORS OF THAILAND)’, 태국 방콕
2018 룽펑 커뮤니티 아트스페이스 3인전, ‘COST OF LIFE IN JHARIA’, 태국 치앙마이
2018 온빛 다큐멘터리, 온빛상 수상 ‘로힝야 난민캠프, 1년 후’
2019 권학봉 개인전, ‘로힝야 난민의 이야기’, 서울 갤러리 경북
2019.11 유네스코 국제 사진교육 프로그램 강사, ‘17th EIU Photo Class’, 치앙마이, 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