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는 주로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쓰게 된다. 과거의 기억들을 소환해내 담담하게 글을 써 내려가다 보면, 추억에 잠기기도 하고 마음에 남아있던 응어리도 어느새 스스로 풀리게 마련이다. 글쓰기의 매력이 이런 게 아닐까?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만나 해후하면서 과거의 상처와 후회를 관조하며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 말이다.
저자들은 모두 직장인이기에 종일 고된 업무를 마치고 도서관으로 달려와야 했다. 대부분 글쓰기 초심자들이었기에 8주 강의를 통해 3꼭지를 써야 했다. 그러고도 남은 시간은 정해진 기한 내에 원고를 제출해야만 했고, 기획자의 쓴소리를 약으로 여기며 좋은 글을 내주었다.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잘 견뎌 주었다.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시간 제약이 있던 관계로 넘어야 할 산들도 많았지만, ‘성실함’으로 이를 잘 극복해주었다.
그렇게 탄생한 이야기가 바로 『엄마 아빠는 이렇게 살아내는 중이야』이다. 이보다 어울리는 제목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내가 해후하는 글쓰기
이 책의 강점은 ‘진솔함’과 ‘간결함’이다. 인생의 베테랑이 되었을 나이지만, 돌이켜 보건대, 어느 한순간도 수월하지 않았고 능숙하지 못했으며, 매 사건 서툴렀음에 관한 고백의 글을 엮었다. 어쩌면 털어놓기 부끄러운 이야기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은 이야기도, 웃음꽃이 만발할 이야기조차도 불필요한 미사여구나 감정적인 문체 없이 담담하고 간결하게 서술하였다.
인생의 내공을 알려주는 책도, 어떻게 살아가라고 조언하는 내용도 없다. 그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우리네 엄마 아빠는 이렇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살아갈 것임을 나지막이 읊조리는 내용이다. 그러므로 어떤 꼭지는 순식간에 쉬이 읽고 넘어갈 수도 있고, 어떤 꼭지는 두고두고 들여다보고 싶어질 수도 있다.
각자의 삶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은가. 서로 다른 도화지에 각자의 물감으로 그려내는 이야기. 전부를 다 알아 줄 필요는 없지만, 엄마 아빠는 이렇게 살아내고 있는 중이라고. 작가들은 글자와 문장을 고르고 골라 친근하지만 어디에서도 들은 적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 책속으로
나는 단어 하나하나 의미에 민감한 편이다. 그런 이유로 종종 우리말 어원을 생각하며 그 뉘앙스를 가슴에 새기기도 한다. 그중 하나가 ‘나쁜’과 ‘좋은’의 단어다. ‘나쁜’의 우리말 어원은 자기만 아는 ‘나뿐인 사람’. ‘좋은’은 ‘주는’이라는 의미로, 배려가 넘치는 ‘좋은 사람’이란 뜻이다. 이 책을 쓴 저자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다.
- 글 총괄 기획 김도현 [프롤로그] 中
나는 누구에게나 나의 공간을, 나의 시간을, 나의 마음을, 아무런 조건 없이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가. 그런 자문과 함께, 물질 만능이 주는 풍요로움에 우리는 ‘진정한 낙원’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돌아본다.
- 최은성 [잃어버린 낙원] 中
내가 명상을 지금까지 이어온 이유는, ‘지금’ ‘이 순간’만이 나에게 허락된 진짜 시간임을 ‘언제 어디서나 늘’ 깨닫기 위해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명상한다.
- 조용준 [명상] 中
앞으로 우리 학교 정원은 세월이 흐르며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내 아이가 잔디일지, 무명초일지, 민들레일지, 할미꽃일지를 생각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멋진 정원’의 의미를 한 번쯤은 고민해 볼 일이다.
- 정길선 [잔디야, 같이 갈까?] 中
나무와 숲, 새들과 꽃. 그리고 ……사람. 모두가 조화를 이루고 살아야 다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건 아닐까. 어쩔 수 없이 떠난 까치 부부도 부디 건강하게 새끼를 낳아 잘 키우면서 살아가기를 기원해 본다.
- 임해순 [까치야, 미안하다] 中
서예를 처음 시작하던 설렘과 기다리던 30년의 세월. 나에게 서예란 무엇일까, 되짚어본다. 누군가, ‘서예 연습을 통하여 사람의 내면까지 바꿀 수 있다’했으니, 내면의 청명함을 위해 나는 오늘도 그윽한 묵향을 따라 발걸음을 옮긴다.
- 윤한진 [나에게 서예(書藝)란?] 中
이렇듯 사소한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흐뭇해지는 이유는 뭘까. 그건 서로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빈말일지언정 사소한 말 한마디는, 결코 사소하지 않은 큰 의미가 되는 것이다.
- 윤혜옥 [사소한 말 한마디] 中
책 속에 빠지다 보면 어느덧 문제가 해결되고, 헛헛했던 마음은 봄볕을 맞은 듯 어느새 따사로움으로 채워짐을 느낀다. 그래서 ‘책이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은 내게 매우 큰 의미가 된다.
- 오윤영 [책은 나를 만든다] 中
허름한 오지일지언정, 학교가 마을의 중심이 되고 온 마을이 아이들을 키워내는 따뜻한 지지와 연대가 있는 곳. 산토시와 수시마 그리고 쉬리 가이리 가운 중등학교의 학생들은, 그런 어른들의 힘으로 무럭무럭 훌륭하게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 손문숙 [안녕! 산토시, 수시마] 中
어릴 때 엄마가 곁에 계셨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 모습은 보기 좋았단다. 그런 엄마가 자랑스러웠단다. 그리고 본인들 문제는 자신들 몫이니, 엄마가 죄책감 가질 필요 전혀 없단다. 아이들 말에 왈칵 눈물이 났다.
- 백윤영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미안해] 中
어린 딸의 말을 되뇌며 곰곰이 생각해 본다. 후회란, 선택하지 않은 것의 영원한 동경이다. 살아가며 매 순간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선택하지 않은 것을 갈구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 삶의 여정에 어떠한 선택이든 그것은 틀리지 않았고 후회할 필요는 더더구나 없다. 내 마음에 속삭여 본다. 사소하고 작은 것일지언정,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자고….
- 민병수 [선택과 후회 그리고 지금] 中
엄마의 문자 테러가 그립다. 문자와 전화가 폭탄처럼 쏟아지더라도 엄마가 다시 전화하면 좋겠다. 그러면 전처럼 땍땍거리지 말고 반갑고 살갑게 받아야지. 오늘 밥 먹은 얘기도 하고 아이 때문에 속상했던 얘기도 하고, 미안하다 고맙단 얘기도 하고, 엄마의 특제 게장 만드는 비법도 여쭙고……. 엄마와 다시 통화할 수 있는 날이 속히 왔으면 좋겠다. “엄마, 전화 주세요.”
- 김미경 [엄마, 전화 주세요] 中
자식들에게 나약하게 포기하는 모습이 아닌,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랑스럽고도 씩씩한 엄마의 저력을 보여주게 되어 행복하다. 또한 나 자신에게도 대견하다고 토닥여 주고 싶다.
- 곽미혜 [난 엄마니까] 中
목차
■ 차례
프롤로그
최은성
_식탐여왕
_잃어버린 낙원
_뗏목 타고 학교 탈출
조용준
_이권에게
_어머니가 그리워
_명상
정길선
_잔디야, 같이 갈까?
_아들, 괜찮아
_김장하는 남자
임해순
_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_까치야, 미안하다
_짠돌이 신랑을 소개합니다
윤한진
_친구를 찾습니다
_나에게 서예(書藝)란?
_말식이
윤혜옥
_사소한 말 한마디
_사진으로 일상을 담다
_괜찮습니다
오윤영
_책은 나를 만든다
_그리운 엄마, 보세요
_한라산 등반 도전
손문숙
_마지막 선물
_안녕! 산토시, 수시마
_내 이름을 사랑하기까지
백윤영
_가방의 무게
_MBTI 검사를 하며
_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 미안해
민병수
_선택과 후회 그리고 지금
_닭똥 같은 눈물
_인생 3기 시작
김미경
_아버지의 은퇴식
_생각은 비우고 가슴은 채우고
_엄마, 전화 주세요
곽미혜
_난 엄마니까
_오봉산
_반려동물 입양 시기
에필로그
집필진 소감문
저자
■ 저자 소개
글 기획 : 작가 김도현
워크숍 기획 : 손문숙
사진 : 윤혜옥
최은성│ces3360@naver.com
글쓰기의 재미를 찾아가고, 글쓰기의 고통을 알아가는 글쓴이
조용준│cgrr323@korea.kr
이것저것 하고 싶은 ‘하고재비’지만 아직은 무엇 하나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인천의 소시민
정길선│oldmoon2024@naver.com
행복한 학교를 함께 만들어 가는 공무원, 따뜻한 가족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가는 아빠
임해순│hasslein09@naver.com
날마다 읽고 쓰는 삶을 추구하는 여인
윤한진│hj16@korea.kr
일하며 배우며 날마다 갓생을 즐기는 사서직 공무원, 사유(思惟)의 바다에서 노닐다
윤혜옥│ hoyoon7@naver.com
바라보는 방향으로 열리는 길을 책과 사진으로 찾아가는 사람
오윤영│5dbs0@ice.go.kr
삶을 다채로운 색으로 채우기 위해 날마다 도전하는 50대 직장인
손문숙│sonmun22@ice.go.kr
동료들과 의미있는 일을 하면서 재밌게 놀 궁리를 하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백윤영│hapdream100@naver.com
사람 속에 살고자 하며,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삶을 추구하는 꿈탱이 아줌마
민병수│pabal82@naver.com
이야기는 상대의 마음을 보고, 글쓰기는 내 마음을 보여줘야 하는 것 같다. 나는 이 둘이 다 어려운 사람이다